조승우보다 많이 받는 김준수 그는 과연 제 몫을 하고 있을까?
나는 몇년간 뮤지컬을 못 봐서, 김준수가 동방신기의 시아준수 인지도 몰랐다. 2010년 모짜르트에서 전회 매진을 기록했다고 하는데, 사실이라면 대단한 일이 아닌가. 대형 뮤지컬이면 R석이 기본 10만원은 넘을 거고 2,000석 넘은 좌석을 팬들만으로 다 채웠다면, 거기다 2010년이면 동방신기 전성기도 아니고 해체한 시점으로 기억난다.
그 후 4년간 하는 뮤지컬마다 매진이라면, 이건 단순히 팬덤 때문이 아니라 어느정도 실력도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나는 김준수가 한 뮤지컬을 하나도 안봐서 그의 연기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다. 사실 보고 싶어도 뮤지컬 가격이 너무 비싸다. S석, A석 이라도 5만원은 넘어가니 지갑을 열기가 정말 부담스럽다. 책에서도 이 부분을 지적했지만, 우리의 현실에서 뮤지컬은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영화와는 달리 이벤트 성격이 강하고, 나 이거 봤어 하는 과시적 욕구가 있다는 것도 부정하기 힘들다. 게다가 뮤지컬은 혼자 보는 경우는 거의 없고 커플 또는 가족 단위로 보게되니 경제적 부담은 더욱 커진다.
책을 읽어보니 대형 뮤지컬이 10만원 넘는 이유에 대해서는 알겠는데, 가격이 더 내리지 않으면 (5만원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나 같은 서민은 당분간 볼 일이 없을 듯 하다. 김준수의 개런티를 보니 한회 7,800만원 (러닝 개런티 포함) 헉 소리나는 액수다. 뮤지컬 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 등 사회 곳곳에서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는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능력에 따라 돈을 받는 거야 당연한 거라는 걸 누구나 안다. 그러나 안다고 해서 저항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건 아니다. 그리고 10만원을 내고 배우의 훌룡한 연기로 감동을 느꼈다면 개런티로 뭐라 할 것도 아니다. 그리고 김준수가 출연한 뮤지컬을 보러 간적도 없으면서 그의 개런티가 많다고 불평을 늘어놓을 이유도 없다. 그저 상상이 가지 않는 액수에 놀랄 뿐이다.
뮤지컬 사회학 이라는 제목이 어울릴 만큼, 뮤지컬은 가격, 장소, 배우, 공연기간 등 타 장르와 너무나 다르다. 그 중에서 가격이 가장 민감하게 다가온다. 2006년 이라고 기억되는데 대학로 씨어터SH 에서 헤드윅을 본 적이 있다. 가격 때문에 2층에서 공연을 관람했는데, 배우들 표정이 하나도 안보이고 노래도 잘 안들려 무슨 내용인지 잘 몰라 흥미가 반감됐다. 그 이후 뮤지컬 공연은 제일 앞자리를 예약하게 됐다.
뮤지컬의 경우에는 나라별 공연문화가 가장 큰 영향이 끼치는 것 같다. 뮤지컬 전용관 에서 공연한 라이언 킹의 실패에 대해 당시 공연을 책임졌던 시키의 마쓰자카 아끼라 이사의 분석 중 "예약 문화가 없다"는 정확한 분석이라는 생각이다. 나 같아도 당장 오늘, 늦어도 일주일 후라면 몰라도 2달 후를 생각하고 예약하지는 않는다. 그 정도면 예약했다는 걸 잊어버리지 않을까. "스타에 의존한다" 는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내가 지금까지 본 뮤지컬은 배우 때문에 본 경우는 없었던 듯 하다. "김종욱 찾기", "싱글즈" 의 경우를 보면 출연했던 배우들이 그렇게 유명한 사람들은 아니다. 나중에 TV 드라마에 출연해서 유명해지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인지도가 낮았던 배우들이다. 개인적으로 출연자 중 안유진 이라는 배우를 좋아했고 전병욱, 안유진 커플이 나온 공연을 가장 재미있게 봤다. 노래 잘한 건 당연하고, 감정적으로 많이 공감이 되서 빠져들었다고 할까.
뮤지컬을 보면서 곤혹스러웠던 건 가격 문제도 있지만, 커플 또는 가족 단위로 오는 사람들 때문에 혼자 보는 거에 대한 어색함. 보고 싶은데 같이 갈 사람이 없으니. 좋아하는 배우 때문에 몇 번 봤는데, 공연 문화 때문에 결국 안보게 된게 5년 정도 지났다. 이 책을 보면서 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생긴다. 조승우, 김준수가 얼마나 잘하는지, 영화로 본 "맘마미야"의 감동을 느껴보고 싶고, "오페라의 유령", "미스사이공" 해외 라이센스 뮤지컬도 보고 싶다.
책 내용 중에 저자는 여자가 뮤지컬을 남자보다 많이 보는 이유가 여자가 더 감성지수가 높다고 분석한다. 여자는 공감 남자는 공격 이라고 표현하는데, 이 말은 많은 논의가 필요할 듯 하다. 과연 그런가. 공연문화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남자는 여자와 데이트를 위해 같이 보는 경우가 많으니. 예전 공연을 볼때 기억으로 남자 2명이 같이 보러 오는 경우는 못 본거 같다. 책에서는 감성지수가 여자가 월등히 높은 것처럼 표현했는데 사실 비율로 따지면 10%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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