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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괴물

by leeyj. 2007. 4. 4.

몬스터  -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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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니, 바다에서 한 짐승이 나오는데 뿔이 열이요, 머리가 일곱이라.
그 뿔에는 열 면류관이 있고 그 머리들에는 참람된 이름들이 있더라
.
(
중략)

용이 짐승에게 권세를 주므로 용에게 경배하며, 짐승에게 경배하여 가로되,
「누가 능히 이로 더불어 싸우리요」하더라

<
요한계시록 제 13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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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독서모임 토론도서 중 “20세기 소년이 있었다.  치밀한 세계관, 수 많은 인물들을 하나로 엮는 구성,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 긴장감. 우라사오 나오키 라는 작가를 알게 해준 작품이었다. 당시 모임에서 일본만화를 잘 알고 있던 회원이 나오키가 유명해진건 전작 몬스터때문이라고 이야기해주었다. 그 당시에는 작품을 접하지 못하다가 몇일 전 일본애니로 나온 몬스터를 보게 됐다. 2004년에 제작했고 74편으로 이루어졌다. 보통 애니보다 거의 3배 정도 분량인데, 첫회부터 눈을 사로잡는다. 주인공은 독일병원에서 외과전문의로 일하는 텐마, 일본인이고 사람의 목숨은 누구나 평등하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비오는 어느날 독일에 망명온 부부가 살해되고, 입양된 쌍둥이 중 남자아이가 머리에 총을 맞고 병원에 들어오게 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이야기는 몬스터로 나오는 요한과 그를 뒤쫓는 닥터 텐마, 연방수사관 룽게, 텐마의 애인이었던 에바, 요한의 쌍둥이 여동생 니나. 이들을 중심으로 쌍둥이 남매에 얽힌 충격적인 과거, 요한을 알고 있는 주변 사람들의 죽음이 나오는데 일반 애니와는 달리 분위기가 굉장히 어둡다. 새벽에 계속 보고 있으면 왠지 어둠속으로 빠져드는거 같다. 실험에 의해서 인간의 감정을 억제당하게 되면서 인간성을 상실하게 되는 과정이 소름끼치게 세밀하게 나온다. 후반부에 실험의 목적이 나오는데 독일통합 과정에서 동독을 다시 부활시키려는 극우주의자들이 우생학 원리에 의해 우수한 남녀를 교배시켜서 아이를 낳게 하고, 그 아이를 통해 히틀러가 했던 것처럼 세계를 지배하려는 음모를 위한 과정이었다. 여기서 요한은 성서의 요한계시록에서 따온 거 같은데, 부드러운 외모에서 뿜어져 나오는 다크포스가 장난 아니다. 인간으로써의 감정 없이 세계와 자신을 파멸시키는 요한의 행동은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나오키는 일본인 답게, 세계를 파멸시키려는 악마를 제거하는 역할로 일본인 텐마의 활약을 다룬다. 텐마를 제외하면 모든 등장인물은 독일인이다. 컴퓨터 같은 두뇌를 가진 연방수사관 룽게, 그는 연쇄살인범의 범인으로 텐마를 지목하고 쫒지만 결국 텐마에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게 된다. 일본 사람의 작품이니까 이것이 마음에 안든다고 해도 할 수 없다. 결국 자신의 입장에서 바라보게 되니까. 그렇다고 해도 나오키의 구성력과 신기에 가까운 캐릭터 묘사는 놀랍기만 하다. 한사람의 시점이 아니라 등장인물 여러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면서 하나의 장소에 관련인물 모두를 모아놓은 솜씨는 천재적이다. 그리고 여운을 남기는 라스트씬을 보면서 왠지 일본이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나오키 같은 천재가 있는 일본은 문화적으로 얼마나 많은 혜택을 받고 있는걸까. 일본에서 몇 년에 걸쳐 연재가 되었다고 하는데, 이 작품을 쓰기위해 얼마나 많은 사전조사와 자료를 구했을까. “몬스터를 다보고 나니 문득 “20세기 소년이 보고 싶어졌다. 2003년 당시 13권까지 나와서 완결을 보지 못했다. 나오키는 인간내면에 관심이 많은 거 같다. 그리고 인간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 환경에 의해 얼마든지 바뀔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 같다. “몬스터는 정말 놀라운 작품이며, 엔딩타이틀로 나오는 감미롭지만 왠지 서글픈 음악은 잊지 못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