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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언더월드] 21C의 시선으로 바라본 '뱀파이어'의 의미

by leeyj. 2007. 4. 5.

[언더월드] 21C의 시선으로 바라본 '뱀파이어'의 의미  


 몇 달전 심야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벽에 붙어있는 포스터를 보게 되었는데, 도발적이면서 신비한 매력을 가진 여자가 정면을 응시하면서 서있었고, 그 모습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서 나중에 영화가 나오면 꼭 봐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얼마 전에 나온 새로운 포스터에는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의 600년간에 걸친 싸움'이라는 카피와 함께, 총을 들고 달빛을 받으면서 허공을 바라보는 여자의 모습을 보여줬는데, 그때 들었던 생각은 서로 다른 두 종족의 남녀가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을 하는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예전에 TV에서 봤던 '미녀와 야수' 생각이 났다. 영화개봉일이 되자 기대를 안고 극장에 갔는데...

 첫 장면, 고층건물에 몸에 꽉끼는 라텍스를 입은 여자의 시선은 어떤 남자에게 멈추고 이어지는 우아한 착지.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그 다음에 이어지는 총격전, 솔직히 깬다는 느낌이 들었다.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은 분명 근대성의 산물이고, 그동안 인간에게 두려움을 준 대상이었는데, 그걸 표현하는 방법이 현대성의 산물인 총이라는 설정은 왠지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했다. 현대성과 근대성의 잘못된 만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를 감싸고 있는 전체적인 분위기는 현대성과 근대성의 조화라고 할 수 있는데, '셀린느'가 뱀파이어 제왕인 '빅터'를 부활시키는 방법은 뱀파이어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피를 통해서였다. 하지만 그걸 가능하게 한 건 현대성의 상징이라고 할 컴퓨터를 비롯한 첨단 기계장치라는 사실은, 그간 보여줬던 '뱀파이어'의 신비적이고,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그들도 첨단과학이 지배하는 현대에 와서는 그저 그런존재로 전락해버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셀린느'의 파란색 눈과 마지막 장면에서 '마이클'의 목을 깨무는 장면을 제외하면 누가 그녀를 뱀파이어 라고 생각 할 수 있을까?

 한가지 애기하고 싶은건, 총격적 장면은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그 외의 장면에서의 CG를 남발한건 정말 마음에 안든다. 대표적인 장면, '셀린느'와 '마이클'이 차를 타고 도망가는데 뒤쫓아오는 '라이칸'이 차위에 올라가서 금속물체로 '셀린느'의 어깨를 찌르는 장면, 정면에서 차로 '라이칸'을 들이받은 후의 장면들... 정말이지 하나도 쓸데없는 장면이다. 그건 관객에게 '우리는 CG로 여기까지 표현할 수 있다. 정말 멋지지' 하는 과시용 밖에 안되는 거고, 솔직히 그 장면도 그리 놀랍거나 창의적인 장면들은 결코 아니었다. 그런 쓸데없는 장면을 찍을 바에는 차라리 '셀린느' 와 '마이클'의 종족을 초월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보여주거나, '뱀파이어'와 '늑대인간' 사이의 대립과 전쟁에 대한 세계관을 표현하는데 돈을 쓰는게 100배는 더 낫다. 감독이나 제작들에게 부탁하고 싶은데 이제 그런 CG로 도배한 장면들은 더이상 관객에게 아무런 놀라움을 주지 않는다는 걸 알아야 한다.

 마지막 장면, 락음악이 나오면서 '셀린느'와 동료들은 '늑대인간'의 본거지를 급습한다. 그 순간 이건 'S.W.A.T' 같은 경찰기동대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락음악과 총격적은 나름대로 잘 어울렸다. 이 영화의 매력은 기존의 뱀파이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음습함 대신 현대적 의미의 단순함이 아닐까,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기 직전의 '셀린느'의 나레이션은 '언더월드'의 속편을 노골적으로 암시함과 동시에 약간의 허탈감을 준다. 그 이유는 이 영화가 속편이 나올만큼 흥미를 끄는 영화가 아니라는 점에 있다. 결론을 이끌어내는 내러티브의 방식도 허술하고, 무엇보다 '셀린느'를 제외하면 그다지 매력적인 캐릭터가 없다는 점.

 쓰다보니까 거의 혹평이 됐는데, '뮤직비디오'적 감성에 익숙하거나, 이야기의 인과구조 대신 이미지를 중요시하는 사람들, 또는 '케이트 베킨세일'에게 매력을 느낀 사람이라면 영화에 재미를 느낄수 있을 것이다. 사실 나도 이 영화를 통해서 '케이트 베킨세일'의 팬이 될 정도로 좋아하게 됐는데, 사실상 그녀의 영화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만일 그녀가 나오지 않는다면 2편은 안보게 될 것 같다.


은주북
영화도 퓨전시대인가 봅니다. 시대는 옛날인데 사고는 현대적이라고 해야하나? 너무 어려운 영화는 기피하는 세대적흐름인 것 같지만 진지한 것도 그리워지는 그런 계절에 괜찮은 고전 하나 보고 싶네요!1 03.10.09 15:20

희야시스
요즘 영화관에 많이 가지 않은 티가 나요.. 이 영화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다는.. -.-;; 후기보니깐 왠지 비디오로 봐야할것 같은 생각이.. --a 03.10.10 13:44


P.S.  2003.10.9일에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이 당시에는 영화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강했던거 같다. 요즘 들어 영화 그 자체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지 않게 된다. 오락물은 오락물로만 대하는게 마음 편한게 아닐까... 2년후에 나온 언더월드 2편 극장에서 관람했다. 예상대로 재미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