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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피터팬 - 여성성이 강조된 새로운 스토리, 그러나 여전히 진부한 결말

by leeyj. 2007. 4. 10.

피터팬 - 여성성이 강조된 새로운 스토리, 그러나 여전히 진부한 결말


오늘 본 영화 어땠어요
?    
네, 정말 재미있었어요. 감동도 있었고요.

정말로요? 대충말하지 말고, 진짜 속마음을 말해봐요.
좋았어요. 제가 성의없이 애기하는거 같아요?

평소 취향하고는 좀 안맞는 영화 아닌가요?

사실 제 취향이 아니기는 하죠.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 사실대로 말해야겠네요. 영화가 재밌긴 했어요. '피터팬'과 '웬디'가 처음 만나는 장면이나 하늘을 날아서 네버랜드로 가는 장면은 마치 꿈을 꾸듯 환상적이었고 화려한 영상은 눈을 즐겁게 했거든요. 동화속 장면을 그대로 옮겨온 듯 굉장히 멋졌거든요.

애기를 들어보니, 완전히 만족한 거 같지는 않은데요.
첫 부분에서 네버랜드로 가는 장면까지는 좋았지만, 그 이후 장면들은 솔직히 지루했어요. 피터팬, 웬디, 후크 선장을 뺀 나머지 캐릭터들은 거의 존재감이 보이지 않았거든요. 특히 팅커벨은 정말 최악이었어요. 말도 제대로 못하는 요정이라니, 행동하는것도 마치 무성영화 시대 코믹배우가 연기하듯이 과장되고 우스꽝스럽게 표현했는데요. 그걸 보면서 이건 애들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애들 영화라는 건 유치했다는 뜻인가요?
음...유치하다는 건 아니예요. 어차피 동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이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측면이 있다는 건 인정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팅커벨 로 인해서 영화에 몰입하는게 힘들었거든요. 이것과는 별도로  PJ호건의 연출력에 대해서 말하자면 동화적 상상력, 군더더기 없는 빠른 스토리 진행, 동화에서와 달리 현실성을 갖는 캐릭터들의 묘사가 탁월하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영화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은 어땠나요?
여기서는 특이하게 '웬디'의 시각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거든요. 영화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2가지 문제가 동시에 진행이 되는데, 우선 '웬디'의 여성성의 강조 와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감정의 혼란상태를 다루고 있거든요. 어른이 되고 싶어하는 '웬디'에게는 영원히 어린아이로 남아있는 '피터팬'과 같이 산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어요. 그리고 악당이지만 평소에 동경해왔던 '후크'에게 야릇한 감정을 가지게 되거든요. 이와같이 원작과는 다른 도발적인 설정은 좋았지만, 역시나 착한 '피터팬'이 승리하고, 나쁜 '후크'가 패배한다는 너무나 뻔한 어쩌면 당연한 귀결은 영화에 대한 흥미를 반감시키는 요인이 됐거든요.

개봉일에 영화를 봤는데, 관객들 반응은 괜찮았나요?
음, cgv에서 봤는데 생각보다 별로였어요. 웃기다고 생각한 장면에서도 사람들의 반응이 없더라고요. 더구나 자리도 많이 비어있어서 한산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

영화 또 보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글쎄요, 사실 전 극장에서 2번 이상 본 영화가 많거든요. 그런데 '피터팬'은 다시 볼 생각은 없어요. 기대에 못 미치기도 했지만, 그건 상당부분 제 취향에 관계된 부분이거든요.

그렇군요. 그럼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영화 후반부에 '웬디'와 '피터팬' 간의 의미있는 선물을 나누는 장면이 있는데요. 전 그부분이 상당히 로맨틱했거든요. 가슴이 설레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아마 영화를 보시면 알게 되실 거에요. 지금 상당히 피곤하네요, 이걸로 끝내면 안될까요?

네, 그럼 이걸로 인터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애기해주셔서 감사하고 다음에 뵈요...

PS. 인터뷰 형식으로 감상문을 써봤어요. 글솜씨가 부족해서 원래 의도가 다 표현되지는 않았지만, 재미있게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희야시스
와~ 정말 멋진 영화평이었어요. ^^ 글 하나 하나가 쏙쏙 이해되고 넘 좋네요. ^^ 04.01.16 04:06

kevin
웬디가 후크선장을 좋아하는것은 원작과 똑같은 내용 아닌가요.. 04.01.16 09:14 

saasaain
^^*그래두 한번은 보구 싶은데 ㅜ,.ㅜ;;; 04.01.16 09:21

푸푸
예고편보니깐 화면은 참 환상적이던데... 제가 좀 환상적이고 만화적인걸 조아하거더요^^;; 04.01.16 10:16

페가수스
와~ 인터뷰 형식...넘 신선하고 좋은걸요.... 04.01.16 13:30

요술지팡이
효리님은.. 머랄까.. 신비의 상자 같아요 ㅋㅋㅋ. 그안에 뭐가 들었을지 상상불가..예측불허.. ㅎㅎ. 넘 머찌시다구염 ^^ 04.01.16 16:57

은주북
오늘 보고 왔습니다. 영화는 너무 좋았는데 어른의 눈으로 어른의 부정적인 면을 이야기 하고, 그것을 그대로 아이들이 받아들이는 것이 좀... 상상력에 한계가 온 것인지 옛 동화나 글들이 자꾸만 리메이크 되네요!! 그래도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04.01.17 22:16


P.S.  2004.1.16 에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이 당시는 영화를 보면서도 평을 어떻게 쓸까 고민했던거 같다. 사실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영화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게 된다.  칭찬만으로는 글이 안되기 때문이다. 평론가들이 악평을 하는건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좋은 점은 영화를 보고 나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는 건데, 글의 전개나 문장력에 많은 도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