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전설 - 넋을 잃고 바라본 왈츠의 향연
솔직히 그리 기대하고 본 영화는 아니다. 음 뭐랄까, 그냥 시간 때우기 로 생각하고 본게 사실이다. 그리고
인생의 대부분은 지루하고 똑 같은 권태로 이루어진다.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그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주위를 보면 다들 그렇게 살지 않는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뜻하지 않았던 우연을 통해 운명을 직감하는 순간이 있다. 하지만 그 운명이란게 반드시 행운을 뜻하진 않는다. 편하게 살수 있는 길을 버리고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형벌과도 같은 노력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풍식이 자신의 운명을 깨닫고 춤을 배우기 위한 과정은 눈물겹다. 이 과정에서 그를 가르치는 스승들은 한결같이 사회와 담을 쌓고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있다. 이들은 사회로부터 냉대를 받고 소외를 받는다. 시대를 앞서간 천재들이 겪어야 하는 고난처럼 느껴진다. 이들은 새로운 시대를 열어줄 진정한 천재인 풍식에게 자신의 기술을 모두 넘겨주어야 한다는 사명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가르쳐주고 자신의 생을 끝마친다.
풍식을 연기한
춤이란 정말 멋진 것이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진정성, 그것은 파트너와 나만이 느낄 수 있는 친밀감인 것이다. 그래서 풍식의 파트너가 된 여자들은 그 순간만은 모든 가식을 버리고 진정한 행복감을 느꼈으리라. 럭셔리 왈츠사모님과의 춤은 너무 멋졌다. 난 그 장면을 보고 왈츠의 매력에 빠졌다. 음악과 어울려서 몇 개의 간단한 동작만으로 그토록 우아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니…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는 순수함만이 만들어낼수 있는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그 순간만은 세상에서의 모든 고민과 번민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러한 순수함으로 살기에는 너무나 악한 곳이다. 사교계의 여왕은 바로 그런 악한 세상을 대표하는 존재이다. 풍식이 그녀에게 조롱당하는 장면에서 너무나 화가 났다. 그런 풍식을 구원해준건 그를 통해 춤의 세계에 빠져든 연화였다. 영화를 볼 분들을 위해 엔딩 장면을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겠다. 이토록 감동적이고 멋진 엔딩이 또 있을까, 그 장면을 위해 홍콩의 야경에서 촬영 했다고 하는데,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환상 그 자체였다. 지금도 그 장면이 잊혀지지 않는다.
올해 본 영화 중 단연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내가 이 영화에서 가장 큰 불만이라면 너무 코믹하게 만들었다는 거다. 내 생각에는 결코 코믹하게 만들 영화는 아닌데, 너무 흥행에 신경쓴 것 같다. 좀 더 진지하게 만들었다면, 그리고 주변에서의 춤에 대한 냉소적 시각이 포함되었다면 난 아마 엔딩장면을 보고 눈물을 흘렸을지도 모르겠다. 인생의 즐거움과 새로운 세상을 표현하는 멋진 왈츠를 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
요술지팡이
요술지팡이
P.S. 2004.4.8 게시판에 올린글.. 지금 생각하면 스토리는 엉망, 주연배우 연기는 중간정도, 비주얼은 상당히 좋은 영화. 제비를 정당화 시키는 건 별 문제 아님, 왜냐하면 어차피 영화니까.. 내가 생각하기에 마지막 장면은 제비에서 한 여자를 사랑하는 새로운 사람으로 재탄생하는 걸로 보였고, 음악과 어울어린 이성재와 박솔미의 춤 장면은 역대 춤에 관련한 영화 중 최고라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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