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스 요한슨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은 알란 칼손 이라는 100세 노인의 엄청난 인생 이야기를 다룬다.
알란 칼손은 1905년 출생하여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운명으로 프랑코, 트루만, 스탈린, 마오쩌둥, 김일성, 존슨 같은 20세기 냉전 시대를 이끈 지도자들을 만난다. 원자폭탄을 만드는게 커다란 기여를 하여 2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키고, 이후 미국이 보유하고 있던 원자폭탄 비밀을 술에 취해 소련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우리에게는 익숙한 북한의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이야기도 나오고, 미국과 소련의 냉전시대를 종식한 군축 협상에도 커다른 기여를 한다. 알란은 알고보니 20세기 역사의 산 증인인 셈이다.
소설의 시작은 100세 생일을 몇 시간 앞두고 인생이 너무나 무료해진 알란이 양로원 창문을 뛰어 넘으면서 시작된다. 역 정류장에서 마주친 네버 어게인 티셔츠를 입은 청년의 트렁크를 훔치게 되면서 예측 할 수 없는 방향으로 사건은 커진다. 우연히 만나게 된 사람들. 율리우스, 베니, 이쁜 언니 그들은 알란의 이야기를 듣고 같이 동참해 주었고, 그들을 쫓는 범죄 조직원과의 싸움은 흥미를 더한다.
여러 번의 고비가 있었지만 전혀 생각치 못한 방법으로 위기를 모면하고, 발리에서 만났던 아만다와 재회하여 결혼까지 하게 된다. 알란의 어머니가 해준 "세상 만사는 그 자체일 뿐이고, 앞으로도 무슨 일이 일어나도 그 자체일 뿐이란다." 이 말은 알란의 인생철학이 되는데, 스탈린과의 만남에서 시 하나를 잘못 외웠다고 수용소에 5년간이나 노역을 하면서도 그는 낙관적 인생관을 버리지 않는다.
존슨 대통령을 만나 미국 스파이로 러시아로 건너가 포포프를 다시 만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알란은 15년전에 단 이틀 만난 포포프의 얼굴을 모르는데, 빈 오페라단이 모스크바의 볼쇼이 극장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으며, 투란도트의 <네순 도르마>가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되고 예전에 포포프가 이 노래를 불렀다는 것을 기억한다. 그리고 공연장 앞에 손을 번쩍 들고 플래카드를 든다.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생각하기에 따라 쉽게 풀릴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100세 노인의 돌출 행동으로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찾으면서 책은 끝난다. 그는 자신이 인생이 무료하게 흘러가는 걸 놔두지 않았다. 작가의 성향인지 책을 읽다보면 등장인물이 갑자기 죽는 경우가 많고, 그 죽음도 상당히 코믹하게 다뤄진다.
늦게 데뷔한 48세의 신예작가가 만드는 이야기가 상당히 재미있었서 첫 장부터 마지막까지 손을 떼지 않고 읽었다. 그의 이야기에 빠져있는 동안에는 현실의 어려움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알란의 인생철학 이기도 한데, 나의 인생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니 현재에 충실하게, 즐겁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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